심리적 지배로 100억원 편취한 20대 '연애 가스라이팅' 사기범

최근 대구에서 또래 여성을 심리적으로 지배해 100억원 상당의 재산을 편취한 20대 남성이 검찰에 의해 구속기소 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가스라이팅'이라는 심리적 지배 수법을 통한 대규모 재산 편취로, 그 수법과 규모 면에서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연인 빙자해 부모 재산까지 가로챈 수법

대구지검 형사2부(김성원 부장검사)에 따르면, 20대 A씨는 2023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17개월 동안 또래 여성 C씨에게 접근해 사귀는 척 속인 후, C씨의 부모가 보관 중이던 현찰과 계좌에 있던 현금 자산 100억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A씨는 이렇게 편취한 금액 중 약 70억원을 자금 추적이 어려운 상품권으로 바꾼 뒤, 이를 다시 개인 상품권 업자에게 되팔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범죄 수익을 은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범죄 수익 중 일부를 공범인 B씨(20대)에게 넘긴 것으로 조사됐으며, B씨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습니다.

'가스라이팅'이란 무엇인가?

이번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A씨가 사용한 '가스라이팅' 수법입니다. 가스라이팅이란 1944년 영화 '가스등(Gaslight)'에서 유래한 용어로, 타인의 생각이나 기억, 인식을 교묘하게 조작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방을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A씨는 피해자 C씨에게 연인인 척 접근해 지속적으로 심리적 지배를 행사함으로써 C씨의 판단력을 흐리게 했고, 결과적으로 C씨 가족의 막대한 재산까지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가스라이팅을 통한 범죄는 피해자가 자신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게 하는 특성이 있어 더 위험합니다.

상품권을 이용한 자금세탁 수법

이번 사건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A씨가 편취한 금액을 자금 추적이 어려운 상품권으로 전환해 세탁한 수법입니다. 이는 최근 보이스피싱이나 다양한 금융 사기 범죄에서 자주 사용되는 수법으로, 상품권은 현금과 달리 추적이 어렵고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범죄자들이 자금 세탁 수단으로 선호합니다.

A씨는 편취한 100억원 중 약 70억원을 상품권으로 전환한 후, 이를 다시 개인 상품권 업자에게 되팔아 현금화함으로써 자금의 출처를 감추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상품권깡' 수법은 자금의 흐름을 복잡하게 만들어 수사기관의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특징이 있습니다.

검찰의 범죄수익 환수 노력

대구지검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압수물인 29억원 상당의 현금과 상품권, 명품 시계와 가방 등에 가압류를 신청했습니다. 이는 범죄로 인한 부당이득을 환수하고, 피해자에게 피해 금액을 돌려주기 위한 조치입니다.

대구지검은 최근 범죄수익 추적과 환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대구지검은 범죄수익환수팀을 통해 범죄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국고로 환수하고, 자금 세탁 범죄를 철저히 수사하는 등 범죄의 경제적 기반을 차단하는 데 주력해왔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 금액 주요 출처가 C씨 부모였다"며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형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가스라이팅 범죄의 심각성과 예방법

이번 사건은 가스라이팅이라는 심리적 지배를 통한 범죄가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가스라이팅은 피해자의 자존감을 낮추고 현실 인식을 왜곡시켜 자신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에 더욱 위험합니다.

가스라이팅의 주요 특징으로는:

•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을 부정하거나 왜곡함
• "너를 위한 것"이라며 자신의 통제를 정당화함
• 피해자를 고립시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못하게 함
• 피해자가 자신의 판단을 불신하게 만듦

가스라이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1. 자신의 감정과 기억을 신뢰하기
2. 지속적으로 자신을 의심하게 만드는 관계에 주의하기
3. 주변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4. 필요시 전문가의 도움 구하기

마치며: 범죄의 진화와 대응

이번 사건은 범죄가 점점 더 교묘해지고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심리적 지배를 통한 범죄와 복잡한 자금 세탁 수법은 수사기관에도 큰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구지검의 이번 수사와 기소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수사기관도 이러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적인 수사 기법과 범죄수익 추적·환수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이러한 심리적 지배 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이 이러한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즉시 전문가나 수사기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