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치

김문수와 설난영: 노동운동에서 정치까지 함께한 40년 동반자

펜의 칼날(PenBlade) 2025. 5. 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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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이날 김 후보는 수락 연설 도중 부인 설난영 여사를 무대로 함께 초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문수 후보가 누구보다 강조한 인생의 동반자이자 정치적 조력자인 설난영 여사는 어떤 인물일까요? 노동운동가에서 대선후보 배우자가 된 그녀의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노동운동의 현장에서 만난 운명적 만남

김문수 후보와 설난영 여사의 인연은 1970년대 말 노동운동 현장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전남 순천 출신인 20대 중반의 설난영 씨는 대학 진학 대신 상경해 서울 구로공단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금속노조 남서울지부 여성부장이었던 그녀는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이던 김문수를 처음 만났습니다.

설난영 여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남편의 첫인상에 대해 "경북 영천 시골에서 올라온 촌놈 같았다"면서도 "파란 작업복이 참 어울렸고 순수하고 착해 보였다. 겉모습은 꾸미지도 않고 소박했지만, 세상에 물들지 않은 깨끗하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습니다. 머니투데이

 

[단독]"내 남편 김문수, 촌스럽지만 순수해…모두를 끌어안는 대통령 될 것" - 머니투데이

"청렴하고 깨끗한 사람. 앞뒤가 다르지 않고 처음과 끝이 똑같은 사람. 제 남편 김문수는 그런 사람입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뽑는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일 오후. 자택이 위치한 서울 관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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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데 없으면 나한테 시집오는 게 어떠냐" - 투박한 청혼

노동운동 동지였던 두 사람의 관계는 김문수 후보의 투박한 청혼으로 변화했습니다. 설난영 여사에 따르면, 노조 회의를 마치고 귀가하던 저녁, 김 후보가 갑자기 "차 한잔하자"고 제안하더니 "갈 데 없으면 나한테 시집오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고 합니다. 설 여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그땐 그 말이 참 멋대가리도 없고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열악한 노동 환경 개선을 평생 목표로 삼았던 설 여사는 처음에는 청혼을 거절했지만, 김 후보의 끈질긴 구애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특히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전두환 신군부 시절, 두 사람 모두 해고당한 후 김 후보의 진심을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파격적인 결혼식, 현대적 '스몰웨딩'의 시초

1981년 9월 26일, 두 사람은 서울 봉천동 사거리 봉천중앙교회 교육관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당시 설난영 여사는 당시로선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웨딩드레스 대신 평범한 원피스를 입고, 김 후보와 손을 잡고 동시에 입장했으며, 주례도 생략했습니다.

설 여사는 "어려운 분들을 위해 서로 사랑한다면 평상복을 입고도 결혼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남편과 손잡고 함께 입장한 것도 남녀평등을 위해서였고 주례도 갖지 않았다"며 "뜻하는 바가 중요하지,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결혼식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고난의 시기를 함께 극복한 동반자

결혼 후 설난영 여사는 김문수 후보가 정치적 탄압으로 고문과 옥고의 고초를 겪을 때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습니다. 김 후보가 수배돼 도피할 때는 설 여사의 자취방이 은신처가 되기도 했습니다.

설 여사는 "봉천동 산꼭대기, 신혼 단칸방에서 아이를 낳아 키웠다"며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했습니다. 김 후보도 최근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결승 토론회에서 "제가 아내가 자취하는 곳에서 계엄이 해제될 때까지 숨어서 삼청교육대에 안 잡혀갔다"며 "결혼을 방 한칸도 없이 했는데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 아내를 만난 것 보다 더 큰 별의 순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노동운동가에서 정치인 배우자로

김문수 후보는 1980년대 초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하다 구속됐고, 2년 5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습니다. 출소 후에도 민주화운동을 이어가던 김 후보는 1990년대 초 김영삼 전 대통령의 권유로 민주자유당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이후 김 후보는 3선 국회의원(15~17대 부천 소사)과 경기도지사(2선)를 역임했으며, 고용노동부 장관을 거쳐 이번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설난영 여사는 김 후보의 정치적 역경을 함께 극복한, 말 그대로 '평생 동반자'로 함께했습니다.

영부인에 대한 설난영 여사의 생각

김문수 후보의 오랜 정치 동반자인 설 여사는 영부인에 대해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를 찾아 돌보는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 여사는 "남편은 깨끗하게 정치한 사람이다. 저로 인해 남편 이름 석 자에 조금이라도 흠결이 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제가 각오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김 후보가 경기도지사였을 때도 시군 장애인시설과 독거노인 시설 등을 찾아 민원 창구 역할을 해왔다고 합니다.

또한 전남 순천 출신인 설 여사는 "호남의 절절한 한과 아픔을 알고 있다"며 "영부인이 되면 동서 화합과 좌우 대립을 해소하는 데에도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김문수 후보, 설난영 여사에게 "별의 순간"

김문수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별의 순간'을 묻는 질문에 아내 설난영 여사와의 결혼을 꼽았습니다. 이에 대해 설 여사는 "진심인지 알고 싶다"고 농담하면서도 행복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설 여사는 남편에 대해 "직설적이고 미사여구로 포장할 줄도 모른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도 하지만 변함없고 오염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가정에서의 김문수는?

설난영 여사는 남편 김문수 후보에 대해 분리수거와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도맡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대선 후보로 있으면서도 집에 들어오면 저녁에 분리수거하고 음식물 쓰레기도 다 버린다. 청소하고 설거지하는 것도 늘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 후보 부부의 재산은 설 여사 명의의 서울 관악구 봉천동 24평 아파트 한 채(4억8000만원)와 5억4000만원의 예금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설 여사는 "김 후보는 지금까지 국회의원과 도지사를 하며 큰 수입 없이 보통 사람의 삶을 살아왔다"며 소박한 생활을 강조했습니다.

다가오는 대선과 설난영 여사의 역할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는 2025년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 등과 맞붙게 됩니다. 김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이재명을 저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연대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후보의 수락 연설에서도 특별히 언급된 설난영 여사는 앞으로 한 달간의 선거 운동 기간 동안 남편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자 조력자로 활약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전남 순천 출신인 설 여사의 배경이 영남 출신인 김 후보의 호남 지역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문수 후보와 설난영 여사의 40년 동행은 노동운동 현장에서 시작해 대선 후보 부부로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 부부의 소박하면서도 굳건한 관계는 정치인 부부의 모범적인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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